[에세이] My White Puppy (나의 하얀 강아지)


나의 하얀 강아지를 데려간 그 여자가 말을 꺼냈다.

나의 작은 강아지가 낯을 많이 가린다고.

아무도 없는 방 안에 음료를 두고 지켜보았는데

음료에는 입도 안 대고 불안해했다고.


그 얘기를 들으니 더욱더 강아지를 찾아와야만 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돌려달라고 그 여자를 추궁했다.

할일을 한것뿐이라는 태연한 표정에 그 공간을 박차고 나왔다.


나와 여자가 대치를 했던 곳은 오두막 따위였다.

문 앞 울타리에 몸을 기대고 있던 한 남자에게

나의 작고 하얀 강아지의 행방에 대해 물어보려했으나

갑자기 목이 잠겨 입밖으로 아무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입만 뻐끔거리며 온몸으로 발악을 하고 있으니

그 남자는 이내 한 쪽으로 손가락을 가르켰다.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강아지와 사람들이 떼거지로 모여있었다.

목구멍에 돌아온 목소리로 강아지 이름을 외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뭐든 물어보았다.

그때 어떤 행인이 그대가 찾는 강아지가 여기 있다며

사람들 무리 속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는데

작고 하얀 강아지가 아니었다.

하얀색과 갈색이 섞인 퉁퉁한 강아지였다.


이 아이가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는데도

나의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맞으니 데려가라고 했다.

내 옷깃을 붙잡고 늘어지는 그 행인을 뿌리치고

목청이 찢어지도록 이름을 부르며 뛰어다녔다.


시간이 더 흘러가면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희미해질까봐

온몸이 뜨거워지고 눈앞이 캄캄해질 때즘

풀숲 사이로 익숙한 하얀 것이 보였다.

찢어진 목구멍으로 이름을 외치니

나의 품으로 달려와 익숙한 내음을 풍기는 것은

나의 작고 하얀 강아지가 맞았다.






by DALI's Dream Essay (June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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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s Cube

달리 좋은데 말할 필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