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Tiger in Class (세 번의 물림)


반(class)을 바꾸는 날이었다.

원래 생활하던 반의 건너편에 위치한 '8'반으로 배정되어

짐을 꾸리며 열려있는 8반의 앞문을 통해 익숙한 얼굴들을 보았다.

딱히 큰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생활이 바뀔 것을 생각하니

이래저래 불만이긴 했다.


앞문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익숙한 얼굴들이 반겼다.

태연하게 인사를 주고받고 창가쪽 맨 앞줄에 자리를 했다.

선생님이 들어와 반이 갑자기 바뀌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셨는데

예산문제로 인해 1 단위로 교체가 안되고

1.5 단위로 교체를 해야된다나 뭐라나...


하나둘 나머지 자리가 차기 시작하고

수업진행을 위해 책상과 의자를 정돈하려던 참이었다.

제일 앞줄의 자리에 책상과 의자가 모자르게 되어

누군가는 자리를 옮겨야하는 상황이었고

나와 해미가 뒷자리로 옮기려 했다.

하지만 해미는 여전히 앞자리에 있고 싶어했고

뒷자리에 있던 책상과 의자를 들고 앞줄에 이어붙혀 앉았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비어있는 뒷자리,

3명의 여학생이 나란히 앉아있던 자리 옆에 착석했다.

친근하게 웃으며 먼저 이름을 물어봐주는

까만 단발머리 여자아이에게 너무나 고마워 꼭 친해지고 싶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차분히 가라앚은 교실 속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어디선가 나타난 호랑이가 교탁 앞에 앉아있던 남학생을 물었다.

육중한 호랑이가 어깨와 팔을 크게 물었으나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남학생의 곁을 떠난 호랑이는 교실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돌아다녔다.


작은 숨소리도 내지않고 절대 내 존재를 들켜선 안된다는 살 떨리는 상황.

실제로 모두가 눈알 굴리는 소리조차 나지않도록 목각처럼 굳어있었다.

어느새 내 다리 쪽까지 가까워진 호랑이..

어느 누구 하나 그를 흥분시키지 않기위해 집중하고 있었지만

단지 책상다리의 삐걱거림이 그를 흥분시키기엔 충분했다.


일순간 몸을 펼쳐 뛰어오른 호랑이는 나와 단발머리의 얼굴 사이에서

한번 크게 울부짖더니 나의 왼쪽 볼을 물어버렸다.

너무 당황해서 아픈 것보다도 몸이 움직이질 않더라.

그러곤 왼쪽 쇄골 쪽도 한번더 물었다.

그때부터 약간 정신이 들어 손으로 호랑이 얼굴을 때리고 저항을 하니

이번엔 오른쪽 손을 물었다.

손이 물린 채 왼손으로 호랑이를 때리고 입으로 코를 물고 소리를 질렀다.

주변 사람들이 흥분된 호랑이를 막고 떼어내줘서

사건은 세 번의 바이트(bite)로 끝이 났다.






by DALI's Dream Essay (July 12, 2018)



더보기

댓글이 개 달렸어요!

DALi's Cube

달리 좋은데 말할 필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