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 오랜지의 열한번째 노숙일기.
▼지난 이야기▼
노래방에서 개최한 전국 노래자랑대회에 출전하여
아쉬운 점수 차이로 쓴 고배를 마셨던 랜지는
그 후 쓰린 속을 꿀 한사발로 달래는데.....
노래방 로비 쇼파에서 웅크리고 쪽잠을 자다가
나의 긴 팔·다리에 쥐가 나서
새벽에 밖에서 텐트치고 다시 잠들었어.
그런데 또 지나가던 행인이 불쑥 텐트로 찾아왔다..
도대체 집에 가지않고 허락도 없이
남의 텐트에 들어오는건 무슨 경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영 불편한 기색으로 텐트 밖으로 나온 행인1.
그 임신한 몸으로 남의 텐트 바닥에서 자려니 안 찌뿌둥할 수가 있나...
>제발 잠은 집에서들 자세요. 노숙자는 저에요.
자고 일어나니 또 하늘에서 비가 뚝뚝 내리고 있었어.
얼마전 벼룩시장에서도
우산도 없이 비 맞은 생쥐 꼴로
서럽게 노상판매를 했었는데..
.
.
아차!?
그러고보니 어젯밤 노래방 로비에 우산꽂이가 있는 걸 보았어!
설마 저것도 판매하는 것일까..?
밑져야 본전이니, 어디 한번 들고가 보자.
예쁘고 알록달록한 우산들이 많이 꽂혀있네-
(주인잃은 분실물 이려나......?)
튀지도 않으면서 상큼발랄한
크림스트로베리 츄파츕스 같은 우산을 골라봤어~
우산 손잡이랑 막대가 꽤나 두꺼워서
우산을 들고있는 것만으로 팔운동이 될것만 같아ㅡ
>을매나 일석이조게요?
이 1인용 크림스트로베리 우산으로 세상의 모든 비를 막아줄거야
공짜로 우산을 획득한 기념으로
오늘은 제대로 된 식사다-!!
안녕하세요?
저 오늘 뭐 달라진거 모르시겠어요?
아, 절대 우산 같은 거 자랑하러 온건 아니에요
이제 그만 크림스트로베리 우산 얘기는 됐고
오늘의 추천 메뉴로다가 한 접시 부탁드려요.
비 때문에 신발이 질척질척해도
새 우산을 들고 뛰어가는 내 모습이 얼마나 상큼할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설레-
딴데 정신이 팔려서 음식 이름도 까먹었네.
뭐 이름이야 어찌됐든 맛만 있으면 그만이니까-
급 퐈.이.아ㅡ
아니 이거 무슨 음식이길래
입에서 불이...!!!!!!!!!
꺄항ㅡ!!
지난번 향신료 축제 때 먹었던 매운 커리 급인데!!
그 땐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먹었지!!!
다 먹고 나서도 불이 멈추지 않아ㅡ!
(이대로 드래곤화 되는 것인가!!)
.
.
.
안 되겠다, 양치질이라도 해서 가라앉혀야겠어.
>칫솔의 막대기 부분이 아니라 솔 부분을 씻어주세요.
치카칰카.
매운 것을 먹었을 때는
어린이용 딸기맛 치약으로 양치 해주면 좋아요.
아마, 이정도면.....
혀가 평온해졌을거야......그래야 해...
그래, 혀는 평온해진 것 같아.
"119죠? X꼬에서 불이 난 것 같은데요-
불 끄러 와주실 수 있나요? "
저 아래쪽이 영 불편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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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s Cube
달리 좋은데 말할 필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