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 오랜지의 첫번째 노숙일기.
시작합니다:)
안녕?
나는 '랜지' 라고 해. 성은 '오' 씨야.
집이라고 할순 없지만
태어나서 하늘에서 처음 떨어진 곳이 한 섬의 '어딘가'였어.
공기는 끝내주게 좋아-
내 가방에 있는 물건을 소개할게.
실제로 가방은 매고 다니지 않지만
나에겐 도라에몽급 주머니가 있거든-
나는 앞으로 길바닥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물건들이 주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강렬하게 빨간색으로 깔맞춤을 했어.
길바닥 생활을 책임져줄 텐트.
흙바닥은 물론 풀밭, 시멘트, 콘크리트, 아스팔트···
어디든 고정할 수 있고 비바람과 뇌우에도 끄덕없어!
위생매너를 지키기 위한 휴대용 샤워부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생겨보이는건 기분 탓이야
샤워를 하며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군데군데(?) 뚫려있는게 장점이야.
나의 의자 겸 미니 냉장고-
신선한 간식을 어디서나 편리하게 꺼내먹을 수 있어.
여가생활을 도와줄 3종세트.
모닥불이 눈앞에 있다면 기타를 안 칠 수 없지!
기타&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으면
가끔 동전도 던져주는데 이게 아주 개꿀이야-
그리고 다들 SNS 하나쯤은 하잖아?
감성사진 찍어서 팔로워 늘릴거야 (찡긋)
집 앞에 바로 환경친화 화장실도 있어서 너무 좋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따뜻한 중앙난방도 있고,
>지금은 초봄이라 얼어죽지 않으려면 모닥불이 필수겠지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구ㅡ
이건 참돔인가..................(물알못)
나중에 수산시장에 팔거나 요리에 이용할 수 있어
아무도 오지않는 해변에서 홀로 즐기는 바다낚시
에서 사과를 획득!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꼭 이 사과를 묻어주겠어...
광석도 캐고, 개구리도 잡으면
오늘의 수입은 꽤 짭짤한걸-?
누군가 날 찾아왔어!
어디.....?
나름 주인있는 땅인걸 알리는 우편함만 덩그러니....
노숙하는 여자라고 무시하고 돌아간건가....
>환영케이크 먹고싶었는데(흑)
노숙하려면 체력이 국력이야.
시간이 남을 땐 항상 운동을 해야해.
>해외여행 갔을 때 몰래 집어온 가이드옷(헤헿)
운동하고 나니까 온몸이 후끈후끈
체취에 예민하니까 어서 샤워를 해줘야지.
쓱싹쓱싹-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허용된 샤워씬.
출출할 땐 아이스박스를 이용하세요ㅡ
>접시채 예쁘게 들어있는 그래놀라 시리얼.
옆에 샤워부스도 함께 있으니 외롭지않아.
오늘은 이쪽 해변에서 모닥불 켜놓고 잠을 자려고 해.
노을이 지고있어.
참 예쁘다.
오늘 정월대보름인가?
해가 지고 큰 달이 수평선 위로 올라오고 있어.
핫!!
거기 너 누구야!!!?
주변이 어둑해지고 온전히 혼자 남았을 때
저멀리 인기척이 느껴졌어.
외로움에 사무쳐있을 때 만난 보이스카웃 아이야, 안녕!?
헤~~이~~~
>또 날 무시하거나 반가워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너무나 스웩있었던 남자아이(델가토 피어스).
처음 말동무가 되어준 너의 사진을 찍고
영원히 간직할거야 (...)
>너무 증명사진 각인데...?
찍어준 사진은 피어스에게 선물하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과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이 있어
마음놓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내일 일어나자마자 내 베프(?)에게 전화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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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s Cube
달리 좋은데 말할 필요 있나